SNS가 만든 기적, 지구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나’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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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555334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사만다 푸터먼(29)은 어느 날, 낯선 이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받는다. 지구 반대편 프랑스 파리에 있는 아나이스 보르디에였다. 호기심에 아나이스의 친구 신청을 수락한 사만다는 신기할 정도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나이스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잠깐, 이건 나잖아. 나랑 똑같이 생겼잖아?!”
아나이스가 우연히 자신과 똑 닮은 사만다를 발견한 뒤 인터넷을 수소문해 SNS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외모, 생년월일, 출생지까지 놀라운 일치율을 보인 두 사람은 25년 동안 서로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살아온 쌍둥이 자매였다. 자매의 이야기는 페이스북 창립 10주년인 2013년,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가슴을 울린 ’10대 이야기’ 중 하나로 선정됐다.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 중인 사만다는 ‘게이샤의 추억'(2005), ’21 앤드 오버'(2013) 등에 출연했다. 파리의 패션 디자이너인 아나이스는 영화를 보던 중 자신과 닮은 사만다를 발견하고 의문을 품는다. 아나이스는 사만다가 ‘자신과 생일이 같다’는 것과 ‘입양아’라는 점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두 사람은 지구 반 바퀴 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SNS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쌍둥이 자매일 것이라고 확신한 사만다는 아나이스의 동의를 얻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고, ‘트위스터즈’라는 자전적 다큐멘터리로 탄생했다.

사만다와 함께 연출을 맡은 라이언 미야모토 감독은 “사만다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내길 원했기 때문에 대사, 장면 등을 전혀 연출하지 않았다”며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사만다에게 입양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해준 ‘기회’라면, 아나이스에게는 친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슬픈 과거’다. 미국으로 입양된 사만다는 집안의 막내로, 두 명의 오빠와 차별 없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반면 아나이스는 자녀가 없는 프랑스 부부에게 입양됐지만 입양에 대한 주위의 차가운 시선과 자신을 낳아준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상처를 안고 자랐다. 자신이 쌍둥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서로 다른 환경에서 25년간 자란 두 사람은 “가끔 영문을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항상 외로웠고 혼자였던 아나이스와 모든 게 완벽해 보이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허전함을 느꼈던 사만다는 기적처럼 서로를 알아봤다. 둘은 처음 통화한 날부터 거의 밤을 새웠다.

‘트윈스터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부터는 상대의 가족과도 친해졌다. 둘은 함께 한국의 입양기관을 방문해 입양되기 직전까지 자신들을 보살펴준 위탁모를 만나기도 했다. 사만다는 “지금도 우리의 가족 개념은 확장하고 있다”며 “내가 내 인생에 받아들이기로 한 사람은 누구나 가족”이라고 말한다.

영화는 이들 자매가 상봉한 이후 2년간 변화된 일상을 89분간 담담히 담아낸다. 트라우마로 자리한 출생의 상처와 외로움을 치유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트윈스터즈’는 2015년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돼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편집상을 받았다.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다.